자유
박은아
2개월 전

7월 퇴근길 지하철 창밖 짙은 초록이 주는 위안

매일 왕복 100분 넘게 지하철을 탑니다. 강남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숨이 턱 막히죠. 에어컨 바람도 소용없는 7월의 습기 때문에 퇴근길은 늘 고역입니다. 그런데 오늘 창밖을 보니 가로수 잎이 평소보다 훨씬 어둡고 묵직하더군요. 이게 더위 때문인지 아니면 생명력이 넘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잠깐 멍하니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름을 그저 에어컨 밑에서 버텨야 할 괴로운 시간으로만 보잖아요. 사실 이 뜨거운 열기가 있어야 저 숲도 가장 단단해지는 건데 말이죠. 아, 갑자기 내일 연차 쓰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듭니다. 오늘 퇴근길에 다들 땀범벅 되셨을 텐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하철 문 열릴 때마다 들어오는 열기가 끔찍하긴 해도. 저 짙은 초록색을 보면서 오늘 하루 버틴 내 모습도 꽤 괜찮다 싶습니다. 집에 가서 시원한 물로 씻고 맥주 한 캔 하면 이 열기도 잊히겠죠. 오늘 밤은 다들 에어컨 적당히 켜고 푹 주무셨으면 합니다.

10

댓글
10개

  • 하석승
    2개월 전

    공감되네요. 저도 판교 퇴근길에 탄천 보면서 비슷한 생각 자주 합니다. 더워야 숲이 우거진다는 말이 와닿네요.

  • 나용석
    2개월 전

    낭만적이시네요. 저는 지옥철 타면 초록색이고 뭐고 옆 사람 땀 냄새 때문에 죽을 맛입니다. 현실은 풍경보다 당장 내릴 역 찾는 게 급선무죠.

  • 김리재
    2개월 전

    7월이 확실히 색이 진하긴 하죠. 근데 요즘 습도가 너무 높아서 풍경 볼 여유가 도저히 안 생기네요.

  • 이원민
    2개월 전

    오늘따라 가로수가 울창해 보이긴 하더라고요. 글 읽으니까 위로가 좀 됩니다. 시원한 맥주 한 캔 하시고 푹 쉬세요.

  • 짙은꽃게
    2개월 전

    직주근접이 답이긴 한데 이런 소소한 풍경이라도 없으면 어떻게 버티나 싶습니다. 내일 연차 쓰시면 진짜 최고일 텐데 말이죠.

  • 전은도
    2개월 전

    숲이 단단해지는 건 알겠는데 제 멘탈은 녹아내리는 중입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빨리 가을이나 왔으면 좋겠어요.

  • 장인주
    2개월 전

    어디 노선 타시길래 창밖이 보이나요? 저는 2호선 지하 구간만 다녀서 어둠밖에 안 보이네요. 부럽습니다.

  • 박규루
    2개월 전

    여름의 역동성이라는 표현이 참 좋네요. 지치는 계절이지만 그만큼 우리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겠죠. 덕분에 마음이 좀 편해집니다.

  • 백현혁
    2개월 전

    저는 에어컨 바람 아래 있는 게 제일 행복합니다. 자연이고 뭐고 일단 시원한 게 최고예요. 밖은 너무 위험합니다.

  • 차주준
    2개월 전

    맥주 한 캔의 유혹을 참을 수가 없네요. 오늘 다들 무사히 귀가해서 다행입니다. 초록색 기운 받고 내일도 힘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