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그리운사막여우
3개월 전

학원가 단지 벤치에서 본 것

큰애 학원 픽업 동선 때문에 단지를 둘러봤어요. 오후 두 시쯤이라 단지가 참 한산하더라고요. 단지 내 작은 쉼터 벤치에 잠깐 앉았는데 옆에 누가 두고 간 아이 신발 한 짝이 보였어요. 평소라면 지저분하다고 그냥 지나쳤을 텐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 신발에 시선이 머물더라고요. 주변 엄마들은 커뮤니티 시설이 최고라고들 하죠. 저도 그동안 숫자랑 평수만 보며 달려온 것 같아요. 남편은 제가 너무 감성적이라고 핀잔을 줄지도 몰라요. 사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 작은 신발 너머로 애들 웃음소리가 들렸어요. 복잡했던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죠. 단지를 나오면서 정문을 괜히 한 번 더 쳐다봤어요. 덕분에 뿌옇던 오늘 하루가 조금은 맑아진 듯해요. 이런 사소한 확신만으로도 오늘은 참 넉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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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 서진배
    3개월 전

    그 느낌 뭔지 알 것 같아요. 저도 집 볼 때 현관 볕 들어오는 거 보고 결정했거든요. 결국 살 사람 마음이 편해야 좋은 집이죠.

  • 이희예
    3개월 전

    에구 그래도 학원가면 실거주 편의성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 김한정
    3개월 전

    저는 그 신발 한 짝에서 동네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아이들이 편하게 뛰어노는 곳이라는 증거 같기도 하고요. 임장 가셨던 곳이 어디인지 슬쩍 궁금해집니다.

  • 보람찬돌고래
    3개월 전

    사실 8억대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다 비슷비슷하잖아요. 브랜드나 커뮤니티도 결국 다 상향 평준화라. 결국 내 마음을 건드리는 한 끝 차이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지난번에 비슷한 경험을 했거든요. 그때 계약 안 한 게 아직도 후회되네요.

  • 유태연
    3개월 전

    감성도 좋은데 층간소음이나 주차 대수도 꼭 확인하세요. 살다 보면 신발보다 주차가 더 스트레스입니다.

  • 곧은사자
    3개월 전

    맞아요. 숫자로만 집을 고르면 꼭 나중에 정이 안 가더라고요. 마음이 가는 곳이 결국 내 집이 되는 법이죠. 좋은 기운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내일은 좀 천천히 둘러봐야겠어요.

  • 노은경
    3개월 전

    혹시 거기가 광명 쪽인가요?

  • 이성혜
    2개월 전

    분위기에 휩쓸려서 덜컥 결정하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부동산은 철저하게 데이터로 접근해야 실패가 없어요. 애들 학원 보내다 보면 감상 젖을 시간도 없으실 텐데요. 냉정하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게 어떨까 싶네요.

  • 박지아
    2개월 전

    글에서 따뜻함이 느껴져서 참 좋네요.

  • 윤미오
    2개월 전

    학원 픽업 힘들어도 단지가 조용하면 버틸 힘이 나죠. 저도 그런 소소한 풍경 때문에 지금 동네 못 떠나고 있어요. 아이도 엄마가 느낀 그 평온함을 같이 느낄 거예요. 남편분 설득도 잘 되시길 응원할게요. 오늘 하루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