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밤공기가 건네는 의외의 위로
광화문에서 집까지 도보 포함 딱 45분 걸립니다. 오늘도 찌는 듯한 사무실 열기와 씨름하다 녹초가 되어 퇴근길에 나섰습니다. 지하철 에어컨 바람 말고, 역을 빠져나올 때 훅 끼치는 밤공기가 참 묘하네요. 낮에는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일했는데, 이 시간만 되면 도시가 다른 표정을 짓는 것 같습니다. 빌딩 숲 사이로 부는 바람이 지친 어깨를 툭툭 치며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기분이랄까요. 사실 아까 퇴근 직전에 상사한테 한 소리 들어서 기분이 영 별로였거든요. 잠깐 딴생각하다 역을 지나칠 뻔했는데, 오히려 그 덕에 좀 더 걷게 된 공원 길이 더 시원했습니다. 집 근처 벤치에 앉아 들이켜는 시원한 물 한 잔이 주는 해방감이 상당하네요. 낮의 소음이 걷히고 찾아온 이 서늘한 고요함이 내일을 버티게 하는 진짜 동력 같습니다. 유독 오늘따라 이 밤의 온도가 마음을 참 편하게 가라앉혀 주네요.
댓글10개
- 서러운여우3개월 전
저도 판교에서 1시간 걸려 오는데 단지 입구 들어설 때 그 서늘함이 진짜 보상 같아요.
- 김유린3개월 전
요즘 밤에도 습해서 짜증만 나던데 글 쓰신 분은 마음이 참 여유로우시네요.
- 김희형3개월 전
공감합니다. 낮의 전투가 끝나고 혼자 걷는 그 10분이 하루 중 제일 소중하죠.
- 동그란삵3개월 전
상사한테 한 소리 들은 건 빨리 잊으세요. 그 사람도 퇴근하면 그냥 아저씨일 뿐입니다.
- 오은나3개월 전
근데 요즘 밤공기도 예전만큼 안 시원하지 않나요? 열대야 시작되면 이런 낭만도 끝이라 걱정입니다.
- 조그만호랑이3개월 전
저는 그냥 빨리 집에 가서 눕고 싶던데 걷는 게 위로가 된다니 신기하네요.
- 이한다3개월 전
맞아요. 차가운 도시가 밤에는 이상하게 따뜻하게 느껴질 때가 있죠.
- 뛰어난고니3개월 전
내일도 출근이라는 사실이 더 무섭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저도 좀 즐겨야겠네요.
- 뛰어난표범3개월 전
글에서 밤바람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덕분에 저도 창문 한번 열어봅니다.
- 뛰어난고양이3개월 전
위로고 뭐고 직주근접이 최고입니다. 45분도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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