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김호형
3개월 전

신도시 직선의 숲에서 발견한 곡선의 여유

신도시 살면 다들 삭막하다고 합니다. 도로는 왕복 10차선으로 뻗어 있고 동간 거리도 칼같이 맞췄죠. 실제로 제가 사는 곳도 역까지 직선거리 500미터면 닿습니다. 신호등 2개면 바로 지하철역이죠. 그 효율이 처음엔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 딱딱한 직선 속에 의외의 곡선이 있습니다. 단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1.2km 산책로 말입니다. 5분이면 갈 길을 굽이진 나무들 사이로 걷다 보면 20분이 걸립니다. 효율만 따지던 제가 여기서 속도를 늦추고 있더군요. 어제는 퇴근길에 벤치에 앉아 멍하니 물멍도 했습니다. 아, 물론 모기가 많아서 금방 일어났지만요. 결국 도시는 직선으로 시간을 아껴주지만 그 시간을 어디에 쓸지는 제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내일도 이 느린 길로 퇴근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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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 지혜로운치타
    3개월 전

    맞아요. 직선으로 짜인 도시라 생활은 편한데 그 안에서 찾는 소소한 산책로가 진짜 힐링이죠.

  • 희망찬원숭이
    3개월 전

    왕복 10차선 도로 소음은 생각 안 하시나 보네요. 창문 열면 곡선이고 뭐고 차 소리 때문에 정신없던데.

  • 큰족제비
    3개월 전

    1.2km 산책로면 규모가 꽤 크네요. 관리가 잘 되나 봅니다. 혹시 관리비는 어느 정도로 나오나요?

  • 이진준
    3개월 전

    저도 퇴근 후에 일부러 멀리 돌아가요. 직선으로만 살면 마음이 너무 뾰족해지는 기분이거든요.

  • 안타까운벌새
    3개월 전

    인공적인 곡선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요. 결국 다 계획된 공간인데 진짜 자연이랑은 느낌이 아예 다르죠.

  • 김다희
    3개월 전

    공감합니다. 5분 거리를 20분 걸려 걷는 그 마음이 신도시 거주 만족도를 결정하는 것 같아요.

  • 조그만닭
    3개월 전

    역세권 500미터 부럽네요. 저희 동네는 직선거리만 가깝지 막상 걸어가면 신호등만 5개라 지치거든요.

  • 곧은올빼미
    3개월 전

    산책로에 모기 많다는 말에 빵 터졌네요. 현실적인 후기라 더 와닿습니다. 저도 오늘 밤엔 좀 천천히 걸어보려 합니다.

  • 조형훈
    3개월 전

    도시가 직선인 건 일하기 위함이고 산책로가 곡선인 건 살기 위함이죠. 글 잘 읽었습니다.

  • 수줍은새우
    3개월 전

    그래서 거기가 정확히 어디인가요? 단지 조경이 잘 된 곳 같은데 이사 계획 중이라 참고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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