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김연준
3개월 전

세종 평일 오후에만 보이는 뜻밖의 풍경

예전 분당이나 일산 초창기 들어갔을 때 느꼈던 그 한적한 공기가 요즘 세종에서 문득문득 느껴집니다. 주말에 사람 붐비는 게 싫어서 외출을 아예 접고 살았는데 평일 오후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더군요. 가끔 업무 비는 시간에 동네 카페에 앉아 있으면 십 년 전 신도시에서나 보던 묘한 정적이 흘러요. 창가에서 책 읽는 사람들 보면 이 도시가 가진 여유가 생각보다 깊다는 걸 깨닫습니다. 젊은 분들은 호가 창 숫자 보느라 이런 공기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공원 한 바퀴 돌면 운동하는 분들하고 유모차 산책 나온 부모들만 띄엄띄엄 보이는데 참 평온하죠. 도로에 차가 없어서 그런지 단지 사이를 오가는 것도 예전만큼 스트레스가 아니에요. 가까운 상권 한 바퀴 도는 게 일이었는데 이제는 가벼운 마실 수준이라 부담이 없습니다. 거창한 여행지 찾아다니는 것보다 집 근처에서 이런 쉼표 하나 찍는 게 진짜 남는 장사 같아요. 가끔 내가 너무 시세로만 이 동네를 평가했나 싶어 혼자 씁쓸할 때도 있지만요. 요즘은 멀리 안 나가고 그냥 집 근처 녹지나 단골 카페에서 시간 보내는 일이 늘었습니다. 일상 속에서 숨통 트기엔 세종만큼 괜찮은 환경도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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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 잘생긴사자
    3개월 전

    저도 그 느낌 때문에 세종 못 떠납니다. 평일 오후 호수공원은 진짜 보물이죠.

  • 순수한산양
    3개월 전

    여유가 아니라 그냥 사람이 없는 거 아닐까요. 상가 공실 보면 여유 부릴 기분이 안 나던데요.

  • 더운개미
    3개월 전

    1기 신도시 초창기 비유가 기가 막히네요. 그때 그 한적함이 지금 세종에 그대로 녹아있긴 하죠.

  • 강린정
    3개월 전

    평일 오후에 카페 갈 수 있는 여유가 제일 부럽습니다. 직장인은 주말 도떼기시장만 겪어야 하니까요.

  • 권종빈
    3개월 전

    인프라가 꽉 안 차서 조용한 걸 여유라고 하는 건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는 건데 말이죠.

  • 메마른가재
    3개월 전

    맞아요. 녹지 비율이 높아서 그런지 걷기만 해도 힐링 되더라고요. 세종만의 확실한 장점입니다.

  • 길재세
    3개월 전

    차 안 막히는 건 평일 낮 한정이죠. 출퇴근 시간엔 여기도 헬게이트 열립니다.

  • 김별은
    3개월 전

    글 보니까 저도 내일 연차 쓰고 동네 카페나 가볼까 싶네요. 이런 게 사람 사는 맛이죠.

  • 약빠른북극여우
    3개월 전

    집값 떨어지니까 어떻게든 장점 찾으려는 정신승리처럼 들려서 씁쓸하네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유지연
    3개월 전

    시세 숫자보다 삶의 질을 보는 시각이 인상 깊네요. 저도 요즘은 동네 공원 산책하며 마음 비우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