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숲 유리창이 머금은 선명한 주황빛
큰애 학원 끝날 시간 맞춰서 상가 근처에 차를 대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낮에는 그냥 차갑고 딱딱한 유리 상자 같아서 별로 정이 안 갔거든요. 근데 오늘따라 유독 서쪽 하늘이 타오르듯이 붉게 물들더라고요. 잠깐 멈춰 있는데 앞 건물 통유리벽에 그 노을이 통째로 스며드는 거예요. 반사되는 빛이 너무 선명해서 순간 여기가 내가 알던 그 삭막한 곳인가 싶었죠. 아, 오늘따라 유독 불법주차가 많아서 자리를 한참 찾긴 했지만요. 거대한 캔버스처럼 노을을 품고 있는 빌딩을 보니 기분이 좀 묘했어요. 매일 보던 인공적인 풍경이 자연이랑 만나서 이렇게 따뜻해질 수도 있네요. 옆집 엄마는 눈부시다고 빨리 가자는데 저는 한참을 그냥 쳐다봤어요. 삭막한 도시 생활에서 이런 찰나의 순간이 주는 위안이 꽤 큰 것 같아요. 내일은 또 어떤 색으로 벽면이 채워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저녁입니다.
댓글10개
- 용감한고니2개월 전
저도 오늘 그 풍경 봤어요. 사진으로 다 안 담기는 그 오묘한 색감이 확실히 있더라고요.
- 점잖은원숭이2개월 전
예쁘긴 한데 유리 빌딩들 열섬 현상 심해서 근처만 가도 너무 덥지 않나요? 여름엔 그 반사광 때문에 운전하기도 사실 좀 힘들더라고요.
- 이솔안2개월 전
확실히 요즘 지어지는 건물들은 외관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물론 그만큼 관리비가 비싸게 나오겠지만 보는 눈은 즐겁네요.
- 부드러운원숭이2개월 전
저는 그 시간대에 퇴근하는데 빌딩 숲 사이로 해 질 때가 제일 위로돼요. 오늘 노을은 유독 더 강렬했던 것 같아서 저도 멍하니 봤네요.
- 양건다2개월 전
아이 기다리면서 그런 여유를 찾으시다니 대단하세요. 저는 애 나올 시간 다 되면 애타서 하늘 볼 정신도 없던데 부럽네요.
- 최리예2개월 전
유리 빌딩이 빛 공해 주범이라는 뉴스 본 적 있어서 그런지 좋게만은 안 보여요. 주변 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눈부심 때문에 고생 꽤나 한다고 들었거든요.
- 날랜물개2개월 전
그래도 회색 콘크리트만 있는 것보다는 유리가 훨씬 도시답고 세련돼 보이죠. 도시의 매력은 역시 그런 인공미에서 오는 것 아닐까 싶어요.
- 줄기찬개구리2개월 전
오늘 노을 진짜 장관이었죠. 저도 베란다에서 한참 봤는데 빌딩에 비친 모습도 색다르겠네요.
- 조훈오2개월 전
내일은 구름 많다고 하던데 오늘 같은 풍경은 또 보기 힘들지도 몰라요. 있을 때 눈에 많이 담아두는 게 남는 거더라고요.
- 슬픈오리2개월 전
어디서 보셨는지 궁금하네요. 저희 동네는 빌딩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하늘만 보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