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김호기

매수인 수리 요구 들어주다 멘탈 나가는 중

전세 만기 딱 석 달 남기고 겨우 집 팔았는데 기쁨은 아주 잠시였다. 주말에 이삿짐 싸느라 정신없는데 아침부터 부동산에서 불통이 터졌다. 안방 환풍기랑 조명이 안 켜진다고 매수인이 난리를 친단다. 지난번엔 세탁실 문 뻑뻑하다고 해서 사람 불러서 고쳐줬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한 번 들어주니까 이젠 소모품까지 다 나보고 갈아내라고 고집을 피운다. 이 정도면 집을 산 게 아니라 무상 수리권을 산 건가 싶을 정도다. 중개사는 중간에서 중재는커녕 매수인 말만 앵무새처럼 전달하는데 정말 짜증 난다. 아까 그냥 계약 파기하라고 세게 나갔어야 했나 싶어 자꾸 후회가 남는다. 지금 애가 독감이라 병원 대기 중인데 핸드폰은 계속 울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호의를 베풀면 고마워할 줄 알았는데 돌아오는 건 끝없는 요구 사항뿐이다. 앞으로는 중대 하자가 아닌 이상 단호하게 거절하고 법대로 처리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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