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최정예
3개월 전

단지 사이 산책로에서 찾은 뜻밖의 여유

예전 1기 신도시 초기 시절에 느꼈던 그 특유의 여유로운 보행로 느낌이 여기서 나네요. 단지 외곽 따라 심어진 느티나무들이 터널을 만들고 있는데, 햇살 비치는 모양새가 웬만한 수목원보다 훨씬 낫습니다. 이런 조경은 돈으로 바로 발라낼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사실 아까 잠깐 멈춰 서서 사진을 찍으려다가 그냥 관뒀어요. 눈으로 담는 그 웅장함이 폰카에는 절대 안 담기더라고요. 조금 더 시간이 흘러서 나무들이 더 굵어지면 이 동네 최고의 명소가 될 겁니다. 구축과 신축 단지 사이 그 묘한 경계선에 있는 길인데, 요새 퇴근길마다 일부러 잠시 걸어보곤 합니다. 삭막한 아스팔트 사이에서 뜻밖의 위로를 받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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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 김정석
    3개월 전

    거기 어딘지 대충 알 것 같아요. 저도 비 오는 날 거기 걷는 거 좋아합니다.

  • 곧은새우
    3개월 전

    근데 사실 그 길 밤에는 가로등이 너무 어두워서 좀 위험하지 않나요? 조경은 예쁜데 관리 상태가 좀 들쑥날쑥한 느낌도 있고요. 저는 낮에만 가고 밤에는 근처도 안 갑니다. 벌레도 너무 많아서 생각보다 쾌적하진 않더라고요.

  • 이서세
    3개월 전

    공감합니다. 세월이 묻은 나무는 신축 조경이 절대 못 따라오죠.

  • 고규재
    3개월 전

    그쪽 길은 다 좋은데 인도가 너무 좁아서 마주 오는 사람 피하기가 힘들어요. 자전거라도 한 대 지나가면 거의 길가로 비켜서야 하더라고요. 보기엔 좋은데 보행자 편의성은 좀 떨어지는 길이라 아쉽습니다. 나무 뿌리 때문에 보도블록 올라온 곳도 꽤 많고요.

  • 붉은북극여우
    3개월 전

    맞아요. 신축은 조경이 화려하긴 한데 이런 묵직한 맛은 없죠.

  • 곧은고래
    3개월 전

    글 쓰신 분 말씀대로 나무 수형이 진짜 잘 잡혀 있긴 하더라고요. 저도 며칠 전에 거기 지나가다가 잠깐 멍하니 서서 구경했거든요. 근데 거기 벤치 좀 더 설치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앉아서 쉴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계속 걷기만 해야 하니까요. 지자체에서 신경 좀 써주면 진짜 명소 될 텐데 말이죠.

  • 멋진돌고래
    3개월 전

    부동산 가치 측면에서도 이런 녹지는 무시 못 합니다. 결국 살기 좋은 동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핵심 요소니까요. 오래된 동네의 힘이 이런 데서 나오는 거죠.

  • 김혁희
    3개월 전

    저는 거기 길바닥에 열매 떨어져서 냄새나는 게 너무 싫던데요. 가을만 되면 그 특유의 냄새 때문에 멀리 돌아가게 됩니다.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명소가 아니라 기피 시설 되는 건 한 끗 차이 같아요. 나무만 심어놓는다고 다가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길입니다. 매일 청소하시는 분들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거예요.

  • 이루정
    3개월 전

    사진으론 안 담긴다는 말 백번 이해합니다. 직접 그 공기를 마셔봐야 아는 느낌이 있죠.

  • 김욱원
    3개월 전

    요즘은 건물만 빽빽하게 들어서서 이런 공간이 더 귀하게 느껴지나 봐요. 저도 오늘 퇴근길에는 그쪽으로 한 번 들러서 가봐야겠습니다. 마침 마음도 답답했는데 좋은 정보 얻어 가네요. 나이 먹으니 이런 자연 풍경이 주는 위안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