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큰스라소니
가을이라 세종 외곽 농장으로 밤 따러 다녀온 후기
요즘 상급지 갈아타기 매물 보러 다니느라 주말마다 진이 다 빠지네요. 옆 단지 갈아탄 동기놈 자랑 듣고 자극받아서 더 기를 쓰고 돌아다녔거든요. 근데 이번 주말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애랑 밤이나 줍고 왔습니다. 세종 터미널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금남면 쪽 농장인데 예약이 없더라고요. 입장료는 아예 안 받고 내가 주운 만큼만 계산하면 되는 구조입니다. 킬로당 5천 원인데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알이 훨씬 굵고 실합니다. 사실 집 보러 다니는 게 우선인가 싶어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산바람 맞으면서 밤송이 발로 까니까 잡생각이 싹 사라지더군요. 긴 옷이랑 장화는 무조건 챙겨야 합니다. 산이라 벌레가 꽤 있거든요. 중간에 아내랑 애가 너무 더워해서 괜히 왔나 싶었는데 다행히 쉴 곳이 있네요. 느티나무 아래 그늘에서 시원한 물 한잔 마시니까 살 것 같았습니다. 이게 뭐라고 한 망 가득 채우고 나니 갈아타기 성공한 것만큼 뿌듯합니다. 저녁에 집에 와서 한 냄비 삶아 먹으니 이게 진짜 사람 사는 맛이네요. 내일은 다시 시세표 들여다보겠지만 오늘은 그냥 가을 기분만 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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