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송윤승

래미안 퍼스티지 53억 찍어도 은퇴자가 600만원 캡에 떠는 이유

며칠 전 서초동에서 은퇴하신 어르신 한 분을 뵀는데 종부세 고지서 걱정에 밤잠을 설치신다고 하더군요. 평생 공무원 생활하며 반포에 딱 한 채 있는 집에서 20년 넘게 사셨는데, 이번 세제개편안 소식에 망연자실한 표정이셨습니다. 최근 래미안 퍼스티지 34평이 53억에 거래될 정도로 집값은 올랐지만 정작 실거주자에게는 이 숫자가 재난으로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정부가 고령자랑 장기보유 세액공제에 600만원이라는 정액 한도, 즉 '캡'을 씌우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그동안은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비율로 공제를 해줬지만 이제는 아무리 오래 살아도 600만원이 마지노선이 됩니다. 서초구처럼 공시지가가 높은 곳은 공제 비율이 반토막 나면서 은퇴자들의 세금 부담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 구조죠. 퇴로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방배 쪽 사당우성만 봐도 전세가 안 나가서 5,000만원씩 낮춰야 겨우 나가는 실정입니다. 보유세 낼 현금이 부족해 집을 내놓고 싶어도 전세금 반환이나 양도세 부담 때문에 옴짝달싹 못 하는 분들이 꽤 많아 보여요. 결국 투기가 아닌 실거주 목적으로 수십 년 버틴 원주민들이 '자산가 거지'로 내몰리는 꼴이라 참 씁쓸합니다.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연금으로 늘어난 보유세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면 결국 정든 동네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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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 이이재

    비율 공제를 정액으로 바꾸는 건 사실상 서초구 겨냥한 핀셋 증세죠. 평생 한 집 산 게 죄인가 싶습니다.